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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4.09.06 10:56 - 무한에너지

속죄없는 형벌은 공허한 십자가일뿐


다작의 아이콘 히가시노 게이고의 2014년 신작이다. 히가시노 게이고는 다작이면서도 작품의 완성도나 재미 면에서 늘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지치지 않는 힘을 가진 작가임에는 틀림없다.


프롤로그에서 중학생인 사오리와 후미야는 뒷날의 큰 사건의 씨앗이 될 사랑을 시작한다. 그리고 세월이 흘러 나카하라는 전처 사요코의 살해 소식을 듣는다. 11년전 어린 딸을 강도에게 잃은 상처로 헤어진 그 전처의 살해에 몇 가지 의문점이 든 그는 개인적으로 조사를 시작하고 점점 더 큰 비밀로 다가가게 된다. 


히가시노는 이번 소설에서는 사형제도와 형벌의 목적에 정면으로 의문을 제기한다. 어린 딸을 강도살인으로 잃은 사요코는 살인을 저지른 자는 반드시 목숨으로 그 죄를 갚아야 한다고 믿는다. 하지만 가해자의 변호인은 ‘사형을 형벌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으로 받아들인다면 사형은 무력(無力)하다’고 반론한다. 


사요코는 ‘사형의 최대 장점은 그 범인은 다시는 누구도 죽이지 못한다’라고 주장한다. 그렇다면 사형이 아니라 감형없는 무기 징역 또한 그 해답이 되지 않을까? 또한 형벌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따라 그 처벌 또한 달라져야 하는게 아닌가? 형벌 자체의 목적이 갱생인지 격리인지 확실히 정해져있지 않은 이상 일괄된 처벌이 과연 가치가 있는 것인가? 죄에도 값이 매겨지나? 또 속죄에는 어떤 값이 매겨지나? 따위의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지고 있다. 


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하나로 귀결되기 힘들다. 불완전한 인간이 만든 법 자체가 결코 완벽할 수 없기 때문이다. 그렇기에 히가시노는  ‘각각의 사건에는 각각에 맞는 결말이 있어야 하는 것일 아닐까?’라고 조심스레 말하고 있다.


그의 작품에는 늘 사건만 있는 것이 아니다. 그 이면에는 늘 사람이 숨어있다. 후미야처럼 속죄의 삶을 살아가거나 아니면 히루카와처럼 속죄하지 않으면서도 귀찮아서 사형을 받아들이는 인간을 통해서 진정한 형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곱씹게 만들고 있다. 이번 소설에서는 미스터리적인 요소나 극적 긴장감, 반전의 요소는 비교적 적다. 하지만 히가시노가 우리에게 전하는 목소리는 더욱 더 묵직해졌다.


1949년 부터 1997년 까지 대한민국에서 집행된 사형은 920명이며 2009년 기준 58명이 사형대기 중이다. 그리고 2010년 헌법재판소는 5대 4의 의견으로 사형을 합헌 결정하였다. (출처:위키백과 재인용)


* 이 리뷰는 출판사 자음과 모음의 리뷰단 모집에 응모한 후 지급받은 교정본 ebook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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