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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4.07.09 15:54 - 무한에너지

내 기억에 대한 반성



예감은 틀리지 않는다

저자
줄리언 반스 지음
출판사
다산책방 | 2012-03-26 출간
카테고리
소설
책소개
2011 영연방 최고의 문학상 맨부커상 수상작! 영국 문학의 제...
가격비교 글쓴이 평점  


흔하디흔한 북유럽의 스릴러쯤으로 생각했다.

커피 한 잔 마시면서 가볍게 즐겨볼 작정이었다.

그렇게 시작했다.


이내 커피 한 잔의 가벼움은 내 짧은 인생의 무거움으로 바뀌고, 굳건했던 기억들의 간교함이 내 안에서 되살아났다.


이제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들이 훨씬 많은 한 노인의 젊은 시절의 기억이 실제로는 얼마나 편협하고 자기중심적이었는지 노인은 차분히 고백한다. 때로는 자기반성으로, 때로는 자기변명으로, 때로는 멀찍이 떨어져 제3자인것처럼...

그리고 마침내 그때의 진실을 마주보게 된다.


기억이란 게 얼마나 간사하고 교활한가?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부분은 덧칠되고 어떤 부분은 탈색되어 당시 그대로의 색깔로 존재하는 기억이 과연 몇이나 될까?

물론 강렬한 사건의 기억이란 스냅샷처럼 내 머리와 가슴에 한 장의 이미지로 남아있을 수 있다. 하지만 내 인생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 소소한 일상들의 기억들은? 그리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, 또는 기억할 필요조차 없다고 생각했지만 실재했던 나의 행동들은?


읽는 내내 너무 슬프고 안타깝고 당혹스러웠다. 소설 때문이 아니라 내 삶을 돌아다보니 나 또한 ‘토니’ 못지않았을 거라는 자괴감 때문이었다.

살아오면서 무심코 행했던, 그들에게는 큰 아픔으로 새겨져있을, 잘못을 나는 얼마나 저질렀을까?

아니면 ‘베로니카’의 말대로 난 여전히 감을 못 잡고 있는 것일까?


‘결국 기억하게 되는 것은, 실제로 본 것과 언제나 똑같지는 않은 법이다.’라고 작가는 말한다. 덧붙이자면 살다보면 꼭 실제로 본 것만 기억되지도 않는 법이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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